드라마 <백설공주에게 죽음을-BLACK OUT>은 고전의 캐릭터들 위에 쌓아올린 치밀한 추리극의 구조는 문화권의 차이를 넘어 보편적인 관전포인트를 제공한다. 특히 유럽 추리소설 특유의 건조하고 명확한 논리는 시청자로 하여금 추리에 참여하게 하고 지적 유희를 느끼게 할 것이다. 하지만 정서와 감성을 강점으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아 온 한국드라마씬에는 상대적으로 다소 생소한 미스터리물이기도 한 것이 사실. 하지만 이 드라마는 가장 ‘한국적인’ 드라마다. 유럽 원작의 요소 중에서 철저하게 우리 시각에서 해석되는 부분만을 차용하고 모르는 감성을 스타일로 포장하지 않으려고 했다. 우리가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는 지극히 한국적인 구조, 관계, 관습은 오히려 세대, 소득수준, 성별, 지역 사이에서 완전히 다른 해석을 낳으며 갈등과 폭력의 형태가 되기도 한다. 정의롭지 않은 모습에 분노를 잘하는 한국인들이지만 그 분노가 선택적이지 않다고 할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? 그렇기 때문에 <백설공주에게 죽음을>은 ‘뜨거운’ 드라마다.